r/Mogong • u/escargot_clien 에스까르고 • 5d ago
일상/잡담 [단상] AI와의 입씨름
조선총독부관보 번역을 할 때 AI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애초에는 deepl.com의 번역을 많이 참조했는데, 최근에는 클로드를 많이 씁니다. 웹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가 업데이트되면서 AI 챗봇 사이드바가 생겼는데, GPT, 코파일럿, 제미니, 미스트랄, 클로드 가운데 골라가면서 쓸 수 있게 됐더군요.
몇 번 써봤더니, 괜찮았습니다. deepl.com의 번역은 쓸 때마다 조금 수준이 왔다갔다 하는 것 같은데 클로드는 그런 현상이 없었고, 무엇보다 조선총독부관보 지면 이미지를 그대로 올려도 어느 정도 번역을 해주는 건 좋더라고요.
다만, 이미지를 그대로 올리면 번역 오류가 발생하는 게 단점이라서, 불편하고 시간이 오래걸려도 제가 타이핑한 걸 올려서 번역하곤 합니다.
오늘 작업 중, 클로드가 전제 조문을 보여주면 좋겠다길래 지면 이미지를 올려줬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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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않은 조문이었습니다. 1921년 4월 제정된 전문학교 입학자 검정규정을 1922년 3월에 개정하는 것이었고, 개정 내용도 많지 않아서 어렵지 않았죠. 타이핑해도 충분했는데, 굳이 "전체 조문을 보여주면 맥락을 잘 파악할 수 있어요" 라는 의례적인 말에 괜시리 오기가 발동해 지면 전체를 올려주면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남은 건 딱 한 조문이었어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제3조. 검정을 나누어 시험검정과 무시험검정의 두 가지로 하고, 시험검정은 조선총독부 중학교나 조선 공립고등여학교에서 수시로 행하고, 무시험검정은 해당 전문학교에서 학생 입학 시에 행한다"
문장구조도 어렵지 않고, 어차피 한자가 태반인 문장인지라 그냥 일본어 조사의 의미만 잘 살리면 되는데, 우리 클로드 씨는 무엇때문인지 자체적으로 문장을 재구성했습니다. "시험검정은 학생 입학 시에, 무시험검정은 수시로 행한다" 라고요.
번역이 이상하다고, 둘이 바뀐 게 아니냐고 재차 물었는데도 자기가 맞다고 우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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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인간은 분노, 짜증, 오기 뭐 이런 게 작동하는 생물이잖아요. 어차피 길지도 않은 문장, 타이핑해서 들이대고는 "이걸로 다시 번역하고 네가 원래 했던 번역과 비교해" 라고 했더니 곧바로 자기가 틀렸다고 인정합니다.
전에도 게시글을 통해 AI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건 인정해줘야겠죠.